"배달비 1만원 시대, 시름 깊어진 지역상권"
- 음식 배달비 평균 5~6천 원, 최대 1만 원까지 치솟아.. 소상공인부터 손님까지 부담 가중
- 당근마켓 ‘비즈프로필’서 근거리 손님 대상 포장 주문 관련 게시글 올 초 1월 2.6배 증가(21년 2월 대비)
- 배달 전문 프렌차이즈 치킨집도 포장 손님 모객 집중.. 포장 단골 손님 2배 늘어
- 치솟는 배달료 인상에 대한 손님 불만이 음식점으로 향하자, 점주가 직접 ‘포장’ 요청하는 호소글 올려
- 당근마켓 동네생활 게시판에 ‘공동 구매’ 관련 게시글도 1월 한달간 2배 증가(21년 1월 대비)
건당 배달비가 1만원까지 육박하는 시대다. 연초부터 배달대행업체들이 잇따라 배달료를 올리면서 평균 배달료가 5000원에서 6000원까지 오르더니 거리, 시간 할증이 붙으면 1만원을 가 뿐히 돌파하기도 한다. 오죽하면 음식 값보다 배달비가 더 비싸다는 우스갯소리도 들려온다.
인상된 배달비 부담은 결국 동네 음식점들에게 돌아가고, 이는 또 고스란히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진다. 이렇게 치솟는 배달비 부담을 덜기 위해 최근 배달 대신 ‘포장’ 손님에 집중하는 동네 음식점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상권 동네 가게들과 손님을 연결하는 당근마켓 비즈프로필에는 22년 1월 한달 간 동네 가게 게시글 중 ‘포장’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글이 지난해 2월 대비 2.6배 증가했을 정도로 포장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직전월인 21년 12월과 비교하면 30% 증가한 수치다. 이들은 포장 주문시 할인 혜택을 주는 방법으로 손님들을 모으며 배달비 부담을 덜고 있다.
김은지 당근마켓 비즈프로필팀 팀장은 “근거리 지역 손님들을 대상으로 포장 주문을 유도하는 글들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면서 “포장 주문시 할인이나 덤을 주는 등의 이벤트를 진행해서 포장 주문 손님이 2배 넘게 늘어났다는 가게들도 속속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소비자들도 마찬가지다. 각종 커뮤니티에 배달비 인상으로 강추위를 뚫고 직접 음식을 포장해왔다는 후기들도 속속 들려온다. 당근마켓 동네생활에는 올해 1월 한달 간 배달비를 아끼기 위해 배달을 같이 시킬 사람을 구하는 등의 공동 구매 관련 글들이 지난해 동월 대비 2배 늘었다. 바로 직전 월인 21년 12월과 비교해도 15% 이상 증가했다.
■ 대표적인 배달 음식 ‘치킨집’도 ‘배달’보다 ‘포장’에 눈 돌려
배달이 주를 이루는 프렌차이즈 업계에서도 ‘포장' 주문을 늘리는 모양새다. 광주시 ㅇㅇ동의 한 프랜차이즈 치킨 전문점에서는 치솟는 배달료 부담에, 포장 손님을 대상으로 ‘치킨 1만원’ 이벤트를 내걸면서 포장 손님이 두 배가량 늘었다. 해당 가게 점주는 “치킨집은 기본적으로 배달 주문이 많아 포장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다. 당근마켓 비즈프로필을 통해 걸어올 수 있는 근거리 손님들을 대상으로 포장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가게와 손님 모두 배달비 부담을 덜 수 있어 포장 주문이 늘고 있는 분위기다”고 밝혔다. 포장 할인 이벤트를 시작으로 가게 비즈프로필 단골 손님 수만 800명 가까이로 늘었다.
■ “배달료 비싸면 아무리 맛있어도 망설이기 마련…” 포장 주문 요청하는 호소글 올려
경기도 ㅇㅇ동의 한 덮밥집 가게 점주는 최근 당근마켓에서 손님들에게 포장 주문을 호소하는 장문의 글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손님들로부터 “가게에서 배달료를 너무 많이 받는게 아니냐”는 불만과 오해를 샀기 때문이다. 해당 점주는 “일부 고객들의 오해와 달리 보통 식당에서도 매 건마다 배달비로 2~3천원 정도를 지출하고 있다”며 “그래서 직접 포장하러 오시면 가게에서도 그만큼의 비용을 절약하는 셈이라 그만큼 할인해 드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배달료가 비싸면 아무리 맛있는 가게의 음식이라도 망설이게 되는 것이 당연하다. 요즘처럼 끝없이 상승하는 배달료는 소비자에게도 부담이지만, 소상공인들에게도 역시 부담이 된다”며, “소비자와 소상공인이 모두 윈윈할 수 있는 방안으로 지속하여 포장 주문을 장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 코로나로 엎친데 덮친격… 배달비에 비용 부담 가중… 포장 손님으로 돌파구 찾아
인천시 ㅇㅇ동에 위치한 닭갈비 전문점에서도 배달비 부담에 포장 판매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코로나로 방문 손님이 줄면서 배달 주문을 늘렸지만, 기하급수적으로 오르는 배달비에 경제적 부담은 오히려 가중됐기 때문이다. 당근마켓 비즈프로필을 통해 가게 인근 거리에서 포장해갈 수 있는 동네 손님들로 눈을 돌리면서, 포장 손님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업체 관계자는 “배달만 시키던 손님들도 당근마켓에서 포장 할인 이벤트를 알게 되면서, 따로 포장 주문을 하는 경우도 생겼다”며 “추운 날씨에도 직접 찾아와주시는 손님들에게 감사해 서비스도 더 많이 드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 “같이 배달 시키실 분?” 동네 이웃끼리 공동 구매 사례 늘어
동네 이웃끼리 배달비를 아끼기 위해 같이 배달시킬 사람을 찾거나 공동 구매를 시도하는 사례도 덩달아 늘고 있다.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A씨는 최근 당근마켓 커뮤니티 동네생활에 “혹시 망원 파출소 근처 사시는 분들 계시면 배달음식 합배송 시키실 분 계실까요? 음식 1인분 시키면 만원 정도인데 배달비가 3천원에서 4천원이라”라며 배달비 부담을 나눌 이웃을 찾는 글을 올렸다. 수원시 권선구에 거주하는 B씨 역시 “서브웨이 시켜먹고 싶은데 배달비가 4천 5백원… 어쩌다 이리 비싸졌을까요. 혹시 000에 사시는 분 중에 같이 배달시켜드실 분 계신가요?”라는 글을 올리자 “(배달비가) 샌드위치 하나 값 인데 너무 비싸다”, “이제는 포장만 해서 먹어야겠다” 등의 답글이 달리기도 했다. 이밖에도 고양시 일산구에 사는 C씨는 “부대찌개 공동 구매하실 분 계신가요? 평소 테이크아웃하러 자주 가는데 사장님께서 10명 정도 되면 배달비 없이 문고리 배송 해주신다고 하네요”라며 공동 구매할 이웃을 찾는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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