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다움’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

서비스 | 2024-07-26
‘당근다움’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 _포스트썸네일

지난 글에서 당근의 리브랜딩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돌아보며 회고록의 첫 삽을 떴습니다. 총 3개 Phase에 걸쳐 진행된 리브랜딩 배경과 과정을 간단히 소개했는데요. 이번 글에서는 각 Phase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과정과 전략을 통해 당근다운 이미지를 만들어갔는지 공유해보려고 합니다. 

당근은 빠르게 성장하며 조직 체계와 서비스가 복잡하고 거대해졌습니다. 담당자가 늘어난 만큼 당근의 브랜드 정체성과 시각 이미지도 다양해졌고, 브랜드 요소를 더 확장 가능한 방식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있었죠. 따라서 리브랜딩 목적은 ‘당근’으로 서비스명을 변경하면서 지역 생활 커뮤니티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선언하는 것에서 나아가, 조직과 서비스의 스케일업을 견디기 위한 실질적인 토대를 다지는 것에도 있었는데요. 당근다움의 핵심을 찾아 명확히 정의하고, 다양한 브랜드 요소를 확보해 나간 여정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당근의 핵심을 찾고 정의하는 과정: the Core

당근이라는 하나의 일관된 정체성을 구축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한 일은 이해관계자 인터뷰였습니다. 여기서 이해 관계자는 경영진, 서비스 리더 그룹을 비롯한 주요 실무진, 브랜딩, 마케팅 소속 실무진을 포함합니다.

경영진 및 서비스 담당자 인터뷰 : 당근다움의 핵심가치 정의하기 

브랜드의 비전, 이미지, 디자인에 해당하는 질문의 카테고리를 구성하고, 약 6주에 걸쳐 한 그룹씩 대면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전체 인터뷰 대상자는 약 70명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브랜드의 상위 방향성을 정할 때 CEO의 권한만으로 결정하거나, 소수의 그룹 안에서 논의가 이뤄지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많은 인원이 참여한 것이죠. 뒤이은 무드보드 워크샵에서도 마찬가지로 다수의 관계자가 참여했습니다. 이런 접근은 당근이 일하는 방식 중 하나인 수평적 소통 문화를 따르는 차원만은 아니었습니다. 

당근이라는 브랜드 자산은 많은 구성원의 노력과 애정으로 빚어진 것으로, 이들의 마음속에 현재 당근이 어떤 모양으로 자리하고 있는지 그 내면을 깊게 들여다보는 것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또 이러한 과정에 충실할수록 조직 전체가 인식해 온 당근과 서로 이질감이 들지 않는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는 믿음도 있었고요. 

인터뷰에서는 다양한 질문이 오갔지만, 핵심은 결국 ‘무엇이 당근다운 것인가’ 였습니다. 이 단순하고도 철학적인 질문에 쉽게 답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고, 그 답이 같지도 않았습니다. 저마다 사업적인, 엔지니어링적인, 혹은 사회문화적인 관점에서 각자의 생각을 나눴습니다. 

하지만 서로 다른 언어와 지식에 빗대어 표현한 대답 속에서도 공통된 윤곽이 드러나고 있었습니다. 당근에는 다른 IT 서비스에서는 느낄 수 없는 무언가 인간적이고 따뜻한 면이 존재하며, 그것이 당근을 당근답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라는 인식이었죠. 쉽게 설명할 수 없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당근만의 정서는 오랜 시간 축적된 당근 사용자들의 경험과 서비스 철학이 맞닿는 지점에서 생겨나는 듯했습니다. 

리브랜딩 TF는 내부 관계자 인터뷰와 그간 모아온 브랜드 인덱스 자료를 바탕으로, 당근의 핵심인 ‘따뜻함’이라는 키워드를 여러 각도에서 해부하며 이것이 가진 의미에 대해 오랜 기간 토론했습니다. 따뜻하다는 표현이 은유하는 것은 결국 함께 더불어 사는 삶을 위해 서로에게 베푸는 온정과 친절, 호의, 이로써 쌓는 상호 신뢰에 관한 것이었는데요. 이는 동네 이웃 간 느슨하고 안전한 연대를 만들어가는 당근만의 차별적 가치인 동시에 사회의 보편적 가치이기도 했습니다. 이 점에 주목해 당근 브랜드 핵심가치인 Local, Connect, Life와 ‘함께 사는 방법’이라는 리브랜딩 캠페인 타이틀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무드 보드 워크샵 진행 : 당근다움의 Personality & Mood를 찾아서 

브랜드는 현실에서 저마다의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브랜드가 가진 고유의 태도와 느낌, 정서는 ‘당근답다’로 인식되는 많은 유무형 요소들로 이루어져 있어요. 최초에 이것들을 끄집어내기 위해서는 브랜드 개성 측면에서 시각적 상상을 자극하는 다양한 키워드와 이미지들을 함께 놓고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시각화, 즉 브랜드의 의미와 철학을 물리적인 세계에 나타내는 작업인 Phase 2의 시작을 알리며 마음속 당근을 꺼내 보는 ‘무드보드 워크샵’을 열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무드보드’라 하면 특정 디렉션과 스타일에 따라 디자이너가 시각적으로 일체감 있는 이미지를 매핑하는 것을 말합니다. 하지만 이번 워크샵은 다수의 브랜드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마케터, 마케팅 디자이너가 두루 참여하며 각자 자신이 인식한 브랜드 이미지를 공유했습니다. 서로가 느낀 이미지의 유사성과 간극의 정도, 새로운 관점을 발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죠. 비주얼 디자인의 밑바탕이 될 정제된 무드보드와는 또 다르게, ‘함께 만든’ 무드보드는 이미 존재하고 있던 브랜드의 독특성과 이미지 스펙트럼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었습니다. 또 브랜드를 가꿔가는 다양한 작업자들 간의 얼라인먼트를 강화시켜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우리 모두는 ‘당근다움’의 핵심이 이웃과 우리 주변을 향한 따뜻한 관심, 배려, 그리고 애정 어린 시선에 담겨있다고 보았다. 차려입지 않고 편하게 나서도 되는 가까운 동네, 이웃과 주고받는 수줍은 인사, 골목골목 느껴지는 온기와 저마다의 정다운 삶의 이야기를 비추는 것이 당근다움이었고, 무드보드 워크샵은 이러한 인식을 발산하며 동시에 맞춰가는 과정이었다.

우리 모두는 ‘당근다움’의 핵심이 이웃과 우리 주변을 향한 따뜻한 관심, 배려, 그리고 애정 어린 시선에 담겨있다고 보았다. 차려입지 않고 편하게 나서도 되는 가까운 동네, 이웃과 주고받는 수줍은 인사, 골목골목 느껴지는 온기와 저마다의 정다운 삶의 이야기를 비추는 것이 당근다움이었고, 무드보드 워크샵은 이러한 인식을 발산하며 동시에 맞춰가는 과정이었다.

지금껏 잘 성장해온 브랜드를 정의하는 것은 발명이 아닌 발굴에 가까운 일이었습니다. 또한 발굴된 것 중 무엇을 취하고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가 중요한 문제였는데요. ‘무엇이 당근다운 것인가’ 하는 브랜드 코어를 잡아가는 과정에서, 처음부터 한 사람의 생각과 결정에 따르기보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참여하며 공감하는 시간을 보냈던 이유입니다. new-branding이 아닌 re-branding이기에 유효했고 또 반드시 필요했던 과정이었습니다.

Visual Language. 이미지는 말한다.

브랜딩에서 시각화가 중요한 이유는, 보이는 것이 곧 인식을 만들어내기 때문입니다. 브랜드는 시각적인 언어를 통해 메시지를 전하고 자신의 존재를 드러냅니다. 브랜딩팀은 앞서 정의한 브랜드 가치와 개성을 보여줄 주요 디자인 요소를 리뉴얼하기로 했는데요. 이 작업은 브랜딩팀의 디렉션을 중심으로 외부 스튜디오와 협업하거나, 인하우스에서 직접 제작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Symbol

당근의 옛 로고는 지역을 의미하는 위치 ‘핀’, 당신 근처의 줄인 말인 ‘당근’ 을 결합한 형태로, 이미 ‘로컬 = 당신 근처 = 당근’이라는 브랜드 코어를 상징하기 제격이었습니다. 매일 한 번씩 눌러보는 앱 아이콘으로서 쌓아온 높은 인지도까지 생각하면, 버릴 부분보다 계승할 부분이 더 많은 심볼이었습니다. 하나 아쉬운 것이 있다면 장식에 불과했던 상단의 작은 당근 이파리였죠.

이파리는 채소 당근을 떠올릴 수 있을 만큼만 작게 그려졌습니다. 하지만 리뉴얼을 통해 물리적인 ‘지역(Local)’과 사전 그대로의 ‘당근’을 뛰어넘어, 로컬 커뮤니티의 정서적 가치를 담고 싶었습니다. 결국 심볼을 통해 ‘함께함’, ‘따뜻함’을 어떻게 형상화하는가가 디자인의 핵심 과제가 됐습니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디자인 방향과 스토리가 서너 갈래로 펼쳐졌고 이 안에서 무수히 많은 후보 시안이 만들어졌습니다. 

많은 사람들 마음속에 자리 잡은 인상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의미를 표상하는 건 꽤나 조심스러운 작업입니다. 원래의 형태에서 한두 발짝 더 나아가기만 해도 어색해 보이기 일쑤거든요. 수백 개의 시안을 거쳐 디자인 스튜디오 CFC와 함께 완성한 새 심볼은 로컬 커뮤니티의 정서를 그려내면서도 모두에게 익숙한 당근의 이미지를 깨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이파리와 몸이 너무 가까워서 생겼던 여러 시각적인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됐죠. 


Type 

서체는 브랜드의 페르소나를 가장 직접적으로 나타내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브랜드의 태도와 보이스톤을 그대로 시각화한다는 점에서 영향력이 매우 큰데요. 

기존 서체는 현대적이기보다는 레트로한 감성을 자극했고, 라운디드 타입으로서 순하고 친근한 인상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두껍고 뭉툭한 획은 자칫 정적이고 둔한 이미지를 줄 수 있어 당근의 브랜드 정체성에 어울리지 않았죠. 당근만의 인상을 더욱더 명확히 그려내고자, 새로운 서체를 개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새로운 서체는 반듯하고 중립적이기보다 손맛이 살아있는 편안한 느낌의 휴머니스트 계열의 산스로 큰 방향을 잡았고, 그렇게 이도타입과의 협업을 거쳐 브랜드 전용서체인 Karrot Sans를 완성했습니다.

가볍게 올라간 삐침은 당근하러 나서는 기분 좋은 발걸음을 형상화했고, 살짝 크게 써진 초성으로 이웃 간의 활발한 교류와 커뮤니티의 개방성을 보여줬습니다. 평범한 듯하면서도 은근한 개성이 묻어나는 Karrot Sans에는 당근 이웃들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수줍지만 다정한 인사를 건네며, 함께 사는 커뮤니티를 더 살기 좋은 곳으로 가꿔나가는 사람들이죠. 꾸밈없이 슴슴한, 옹기종기 써진 획 속에 아기자기한 삶의 이야기가 들리는 듯한 느낌을 주고자 했습니다.

브랜드 전용 서체는 브랜드 정체성을 시각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브랜드 확장’에도 목적이 있습니다. 당근 첫 서체인 Karrot Sans를 워드마크-제목-본문 범용으로 디자인한 것도 이 때문인데요. 중고거래 외 광고, 알바 등 지역 기반 서비스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전체적인 브랜드 아키텍쳐를 재정비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기존 워드마크는 가독성과 디자인 면에서 한계가 있었죠. 결국 확장성 높은 로고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 텍스트뿐만 아니라 워드마크로도 적합한 서체가 필요하다고 보았습니다.


Color

색은 그 자체로 브랜드를 연상시킬 뿐만 아니라, 브랜드 고유의 분위기와 기분을 만들어 냅니다.

기존 당근의 컬러 팔레트는 채소 당근에서 유래한 주황색을 적극적으로 사용했습니다. 문제가 있다면 한 가지 색만 너무 많이 쓰고 있었다는 건데요. 컬러가 주는 상징성은 브랜드의 큰 자산이지만, 분별없이 사용될 경우 도리어 콘텐츠 표현을 제한하고 단조로운 이미지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또 서브컬러로는 당근의 이파리에서 유래한 초록색을 사용했는데, 주황색과 초록색 배색은 채소 당근을 연상시키긴 하나 조화로운 느낌을 주지 못했고, 특유의 강한 대비감은 당근이 지향하는 이미지와 거리감이 있었습니다. 채소 당근에서 더 나아가 지역 생활 커뮤니티로서 당근이 가지는 다양한 심상과 분위기를 나타내기 위해, 대표색인 주황색을 중심으로 풍부한 색의 조합이 필요했습니다.  

따라서 채소 당근에 한정되지 않고 ‘당신 근처’의 당근으로서 서비스가 지향하는 지역 생활 커뮤니티와 그 안에서의 동네 분위기를 한껏 표현하려 했습니다. 햇살 좋은 오후, 상쾌한 공기, 다채롭고 선명한 색으로 물든 동네의 일상 풍경에서 영감을 얻었죠. 따스한 햇살에 가장 가까운 이미지를 구현하기 위해 톤, 비율 등을 다각도로 살폈습니다. 덕분에 다채로운 색으로 완성된 당근의 컬러 팔레트는 브랜드 캠페인과 프로덕트 일러스트레이션 스타일 구축에도 적용되며, 당근만의 색감을 두루 펼쳐내고 있습니다. 

Campaign. 마음에 무엇을 남길 것인가. 

브랜드의 시각 자산을 만드는 것에서 나아가, 이렇게 구축한 브랜드 정체성을 대중에게 어떻게 선보일 것인가 하는 것은 여전히 큰 숙제로 남아 있었습니다. 그에 따라 당근 리브랜딩 프로젝트도 어느덧 Phase3에 진입했습니다. 브랜드 필름, BI영상, 웹사이트, 앱 업데이트와 같은 작업들을 포함해 캠페인 작업 기간만 총 5개월이 걸렸는데요. 높은 긴장감 속에서 크고 작은 시행착오와 많은 일들이 분주하게 돌아갔습니다. 

수많은 일들을 헤쳐 나가며 팀의 합과 결속력은 더욱더 단단해지고 있었지만, 불확실한 요소와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도 함께 따라왔습니다. ‘함께 사는 방법' 이라는 메시지를 가장 잘 담아낼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를 구상해 내기 전까지 어떤 것도 쉽게 확신하기 어려웠죠. 앞서 언어화 작업을 할 때처럼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종합하는 방식은 더 이상 힘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디자인 측면에서도, 갓 결정된 BI를 10명의 디자이너가 동시에 내재화할 수 없었고, 문서화된 가이드라인이 이를 대신해 줄 수도 없었기에 이 시기 일관된 디자인 산출물을 만드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과제였습니다. 

다양한 언어와 이미지가 발산되던 피라미드의 가장 두터운 지대를 지나 우리는 어느덧 하나의 뾰족한 꼭짓점을 향해 가고 있었고, 제게도 그전보다 더 성장한 리더십과 디렉터십이 요구되고 있었습니다.

  • “내가 다 알지 못한다는 가정하에 논리적인 토론과 실험으로 답을 찾아가는 IT 조직 문화와 다르게(열린 결말), 브랜딩은 어느 결정적인 순간에 직관을 발휘하여 완결된 답을 제시해야 하는 일에 더 가까워보인다(닫힌 결말). 그리고 당근의 브랜드 디자이너는 이 두 문화권의 경계에서 두 언어를 모두 구사해야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리브랜딩 프로젝트 또한, 가능한 많은 구성원의 의견을 청취했던 시기를 지나, 하나된 이야기를 엮어내는 단계에 이르러서는 하나의 디렉션에 수렴하는 브랜딩 조직문화가 필요해지기 시작했다.”


Brand Film

캠페인의 핵심 콘텐츠는 단연 브랜드 필름이었습니다. 이번 필름은 그간의 모든 작업을 통틀어 당근의 정체성과 감성을 가장 온전히 표현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지금의 당근을 만든 이웃들이 당근에서의 지난 순간순간을 따뜻한 시선으로 회상하고, 이어서 새로워진 당근을 향한 설렘과 기대를 남기는 기념적인 영상이길 바랐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존과 전혀 다른 스타일이 필요했습니다. 서비스 광고 영상처럼 서비스에 대한 설명이 들어가거나 돌출도를 높이기 위한 기법과 트렌디한 유머를 사용하는 건 당근의 리브랜딩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새로운 아이덴티티와 브랜드 비전을 선보이는 필름인 만큼, 새 심볼의 형태와 의미가 스토리의 큰 흐름이나 디테일에 긴밀하게 연결되게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보았습니다. 

직접 그린 최초의 컨셉 드로잉. 당근이의 발걸음을 따라 동네 여기저기서 피어나는 당근하트를 제안했다.

직접 그린 최초의 컨셉 드로잉. 당근이의 발걸음을 따라 동네 여기저기서 피어나는 당근하트를 제안했다.

이 모든 바람을 가장 효과적으로 실현하는 방법은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애니메이션은 이미지와 메시지를 하나의 스토리로 결합하는 데 자유로우며, 실사 촬영이 주는 과거 재연의 한계를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몇 가지 아이디어를 가지고 마침내 스케치에 들어갔고, 나레이션 없이 당근이의 걸음에 따라 동네의 이모저모를 비추는 컨셉을 제안했습니다. 슈스 스튜디오와의 협업으로 마침내 구현된 해당 영상은 많은 분들의 호평을 받았고, 리브랜딩이 끝난 지금에도 브랜드 요소를 확장하는 데에 큰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각자의 공간에 있던 사람들이 당근을 통해 문밖을 나서는 단순한 행위에 초점을 맞췄다. 이 행위 자체로 로컬 커뮤니티 참여를 은유하는 것이었다. 처음엔 여러 이웃들이 차례로 문을 나서는 장면을 상상했지만, 최종적으로는 당근이로 시점을 통일했다.

각자의 공간에 있던 사람들이 당근을 통해 문밖을 나서는 단순한 행위에 초점을 맞췄다. 이 행위 자체로 로컬 커뮤니티 참여를 은유하는 것이었다. 처음엔 여러 이웃들이 차례로 문을 나서는 장면을 상상했지만, 최종적으로는 당근이로 시점을 통일했다.

BI 영상

브랜드 필름이 ‘함께 사는 방법'이라는 리브랜딩 메시지를 시각화한 것이라면, BI 영상은 새 브랜드 정체성의 조형성과 의미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심볼, 서체, 컬러, 아이콘 등의 브랜드 요소가 일관된 시각 언어로 조화를 이루었으며, 그 과정에서 당근만의 부드럽고 경쾌한 모션 그래픽 스타일을 발전시켰습니다. 

BI의 모든 요소를 압축적으로 담아낸 위 영상은 브랜드의 시각 언어를 더 명확히 제시했다. 가이드북에 갇혀있는 BI를 영상이라는 살아있는 지면에 놓는 것은 전혀 다른 과제였다. 또한, 이 프로젝트는 브랜딩팀 내부에서 기획부터 모션까지 모두 진행하여, 이 자체로 새 BI를 우리만의 화풍으로 온전히 내재화하는 시간이 됐다.

BI의 모든 요소를 압축적으로 담아낸 위 영상은 브랜드의 시각 언어를 더 명확히 제시했다. 가이드북에 갇혀있는 BI를 영상이라는 살아있는 지면에 놓는 것은 전혀 다른 과제였다. 또한, 이 프로젝트는 브랜딩팀 내부에서 기획부터 모션까지 모두 진행하여, 이 자체로 새 BI를 우리만의 화풍으로 온전히 내재화하는 시간이 됐다.

Website 

웹사이트는 리브랜딩의 모바일 쇼케이스였습니다. 손바닥만 한 화면에서 사용자가 새 아이덴티티를 한눈에 체감할 수 있어야 했습니다. 웹사이트는 쉽게 읽을 수 있는 메시지라인을 따라서 새로워진 당근이 꾸려나갈 여러 서비스를 동적인 이미지로 나타냈습니다. 더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한 사용자들에게는 블로그 아티클을 통해 따로 전달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웹 디자인의 하이라이트는 당근하트가 한 다발 피어오르는 인트로였는데, 시작부터 새 BI의 핵심 요소를 임팩트있게 전달하려는 의도였습니다. 이때 사용자가 이탈하지 않고 아래까지 무사히 도달하도록 스크롤 속도감과 하트 개수 하나 마지막까지 세밀하게 조율했죠. 

리브랜딩, 끝이 아닌 시작

리브랜딩의 지난 과정을 돌아보며, “브랜딩은 성장하는 서비스와 조직에 어떤 의미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브랜딩은 People(구성원)에게서 People(고객)로 이어집니다. 조직이 공유하는 가치와 브랜드 인식이 우리가 만드는 서비스에 반영되고, 궁극적으로는 사용자에게 전달되기 때문인데요. 그런 의미에서, 당근의 리브랜딩은 그 자체로 생생한 인터널 브랜딩의 여정이었고 향후 익스터널 브랜딩의 방향각을 세우는 일이었습니다.

지난 1년간 당근은 구성원들과 함께 정성스럽게 맞추어 나간 브랜드 정체성을 토대로 이웃들의 일상 곳곳에 스며들었습니다. 앞으로도 당근의 리브랜딩 메시지가 우리의 방향성과 존재 이유를 선명하게 떠올려주는 역할이 되길 바랍니다.

플랫폼에서 커뮤니티로, 내부의 결속에서 외부를 향한 선언으로, 제품에서 브랜드로 나아가는 당근의 여정은 이제 시작입니다.

브랜드로 나아가는 당근의 여정, 함께하고 싶다면브랜딩팀 채용 공고 바로 가기🥕

Rachel

Branding Team Lead

추천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