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hind The Ads’는 당근 광고실의 프로젝트 뒤편 이야기를 담은 시리즈예요. 광고실은 2,000만 MAU를 대상으로 수익 모델의 핵심인 광고 서비스 전반을 책임지고 있어요. 비즈니스 성장의 엔진, 광고실이 어떻게 성과를 만들어 왔는지 지금부터 들려드릴게요.
안녕하세요, 광고 상품팀에서 Product Manager로 일하고 있는 Kadyn이에요.
저희 팀은 광고주에게는 실질적인 성과를, 사용자에게는 꼭 필요한 정보를 전할 수 있는 광고 상품을 만들어가고 있어요. 소상공인부터 중대형 광고주, 광고 대행사까지 누구나 당근에서 원하는 광고 성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꾸준히 개선과 최적화를 이어가고 있답니다.
광고는 늘 진화해왔어요. 처음에는 얼마나 많이 보였는지가 중요했던 노출의 시대(0.0), 이어서 얼마나 많이 클릭됐는지가 성과의 기준이 된 클릭의 시대(1.0)가 있었죠. 그리고 지금은 클릭을 넘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는 전환의 시대(2.0)에 들어서 있답니다.
그래서 현재 광고의 가치는 ‘얼마나 많이 클릭되었는가’가 아니라, ‘실제로 어떤 행동으로 전환됐는가’에 있어요. 매장 방문, 회원가입, 상품 구매처럼 눈에 보이는 구체적인 행동이 성과의 기준이 되고 있는 거죠.
사용자 입장도 다르지 않아요. 반복되는 불필요한 광고는 피곤할 뿐이지만, 꼭 필요한 순간에 만나는 광고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자전거를 찾던 사람이 광고를 보고 원하는 모델을 발견해 바로 구매하거나, 머리를 자르려던 사람이 근처 미용실 광고를 보고 즉시 예약을 마치는 순간. 그때 광고는 더 이상 불편한 노출이 아니라, 일상에 스며드는 유용한 정보가 돼요.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광고주에게 클릭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도전했던 전환 최적화 캠페인을 어떻게 준비하고 실행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떤 고민과 도전을 마주했는지 나눠보려고 해요.
기존 당근 광고 상품은 클릭률을 예측하는 모델(pCTR)에 기반해 운영됐어요. 광고가 노출될 때, 수많은 후보 중 클릭 가능성이 높은 광고를 골라 보여주는 방식이었죠. 하지만 광고주가 원하는 건 단순한 클릭이 아니었어요. 광고주는 클릭이 아니라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는 순간에 비즈니스 성과를 얻을 수 있었거든요.
당시의 문제는 전환을 예측하는 일이 훨씬 까다롭다는 거였어요. 클릭은 자주 일어나서 학습할 데이터가 충분하지만, 전환은 드물게 발생하다 보니 학습할 수 있는 데이터 자체가 부족했죠. 비유하자면 이런 거예요. 클릭률 모델은 기출 문제를 수십 번 풀고 시험을 치르는 상황이라면, 전환율 모델은 겨우 한두 문제만 풀어본 채 시험장에 들어가는 셈이에요. 당연히 정답률을 높이기가 쉽지 않겠죠.
예측은 어렵지만, 전환 최적화는 당근 광고가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였어요. 클릭만 바라보는 광고는 광고주 입장에서는 투자 대비 효율을 보장하지 못하고, 사용자 입장에서는 의미 없는 노출로 그치니까요. 광고가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비즈니스 성과’와 ‘사용자 경험’을 동시에 만들 수 있어요. 그래서 전환 최적화는 선택이 아니라 해내야만 하는 광고 상품팀의 도전이었죠.
그런데 전환 최적화의 필요성을 깨달았다고 해서 바로 실행할 수 있었던 건 아니에요. 데이터는 부족했고, 환경은 까다로웠고, 프로젝트가 길어질수록 속도를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저희는 세 가지 원칙을 정했어요. 명확한 목표를 세우고, 안정적인 실험 환경을 만들고, 빠른 속도로 실험을 반복하는 것. 이 원칙 덕분에 작은 성과를 차곡차곡 쌓아가며 전환 최적화를 현실로 만들 수 있었답니다.
첫 번째 원칙은 명확한 목표예요. 어려운 과제를 오래 붙들다 보면 방향이 흐려지거나 “이 정도면 됐다” 하고 합리화하기 쉽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두 가지 구체적인 목표를 정했어요. 전체 캠페인의 전환율을 10% 이상 개선할 것, 그리고 광고주 CPA 단가가 이전보다 낮아진 사례가 80% 이상 나올 것.
이 목표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었어요. 프로젝트에 참여한 모든 팀원이 같은 지점을 바라보게 해주는 이정표 같은 존재였죠. PM으로서 저는 이 목표를 계속 끊임없이 공유하며, 팀이 흔들리지 않고 같은 방향으로 달려갈 수 있도록 논의를 이끌었답니다.
두 번째 원칙은 안정적인 테스트 환경이에요. 전환 최적화는 단기간에 검증할 수 있는 과제가 아니었어요. 최소 몇 달은 데이터를 꾸준히 쌓아야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오죠. 그래서 세일즈팀과 함께 장기 실험에 참여할 광고주를 모집했어요. 카페·미용실 같은 지역 상점부터 온라인 쇼핑몰까지 업종을 다양하게 구성해, 특정 업종에 치우치지 않도록 했답니다.
광고주와 협업해 전환 추적 코드를 설치하고, 외부 이벤트 데이터를 맞추는 과정은 쉽지 않았어요. 하지만 꼭 필요한 일이었죠. 이 과정에서 저는 세일즈팀과 광고주 사이를 연결하면서 일정과 우선순위를 조율하는 데 집중했답니다.
세 번째 원칙은 빠른 실험과 반복적인 개선이에요. “어려운 과제일수록 속도를 늦추면 안 된다”라는 데 팀 전체가 공감했죠. 그래서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꼭 모델 개선 실험을 하자고 정했어요. 아이디어를 빠르게 내고, 오프라인·온라인 실험을 번갈아 진행하면서 개선을 이어갔죠.
물론 모든 실험이 성공한 건 아니었어요. 데이터가 부족해 학습이 어렵거나, 어떤 모델은 오히려 CPA가 더 높아지기도 했죠. 하지만 이런 실패도 헛되지 않았어요. 실패에서 얻은 단서가 다음 실험의 출발점이 됐으니까요.
이렇게 목표, 환경, 속도라는 세 가지 원칙을 지켜가며 프로젝트를 밀어붙인 덕분에 팀의 자신감이 점점 커졌고, 전환 최적화 캠페인도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답니다.
6개월간의 실험 끝에 전환 최적화 캠페인은 UX·UI 개선까지 더해져 정식으로 광고주들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됐어요. 지금은 전체 광고 매출의 27%를 차지하고, 500개 넘는 광고주가 1만 개 이상의 캠페인을 운영하고 있죠. 광고주와 사용자 모두에게 확실한 가치를 전하는 핵심 기능이 된 셈이에요.
하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으려 해요. 앞으로는 앱 설치, 회원가입 같은 더 다양한 전환에도 최적화를 적용할 거예요. 광고주가 단가를 직접 설정하지 않아도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자동 입찰 기능’도 준비 중이고요. 소형 광고주도 쉽게 쓸 수 있도록 모델 성능을 고도화하는 과제도 남아 있어요.
당근 광고는 동네 안내판이나 전단지를 대신할 수 있는 지면에서 출발했어요. 이후 거대한 트래픽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해 왔죠. 하지만 이제는 많이 보여주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요. 클릭을 많이 만드는 것에서 실제 전환을 이끌어내는 것으로 중심이 옮겨가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이번 전환 최적화 캠페인은 단순히 하나의 기능을 만든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당근 광고의 철학이 클릭의 시대(1.0)에서 전환의 시대(2.0)로 넘어가는 출발점이었죠. 광고를 많이 보여주는 게 아니라,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는 가치를 만드는 쪽으로 확장된 거예요.
수억 건의 트래픽 위에서 실험을 설계하고, 불확실한 도전을 성과로 바꾼 경험은 Product Manager로서 흔치 않은 기회였어요. 단순히 프로젝트를 실행한 게 아니라, 비즈니스 임팩트를 직접 만들어낸 순간이었기에 저한테도, 팀한테도 큰 자산이 되었답니다.
앞으로 본격적으로 시작될 당근 광고 2.0 시대, 그 무대 위에서 또 어떤 도전을 이어가게 될지 벌써 설레요. 저희는 더 다양한 실험과 시도를 통해 광고주와 사용자 모두에게 당근 광고만의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거예요.
Product Mana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