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이 지역에 진심인 이유 | 당근 CEO 인터뷰

문화 | 2023-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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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소식이 궁금할 땐 당근에 질문을 남기고, 이사 올 땐 당근을 통해 이웃에게 물건을 사고... 언젠가 우리 곁에 등장해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될 우리 동네 필수 앱이 된 당근. 당근은 과연 언제, 어떤 이유로 시작되었을까요? 어떤 사람들이 당근을 만들어 가고 있을까요?

당근 창업자이자 CEO인 Gary, 국내사업 부문 총괄을 맡다 작년 당근의 CEO가 된 Dwain과 이야기 나눠보았습니다.

#1. 당신의 근처에서 

Dwain 황도연 (좌), Gary 김용현(우)

Dwain 황도연 (좌), Gary 김용현(우)

Gary: 안녕하세요, 캐나다에서 살고 있는 당근CEO 김용현 Gary라고 합니다.

Dwain: 안녕하세요! 당근 서울 사무소를 지키고 있는 황도연 Dwain입니다. 반갑습니다.

Q. 당근, 어떤 회사인가요? 

Dwain: 당근은 ‘당신의 근처’라는 뜻인데요. 우리의 동네를 재발견할 수 있게 도와드리는 서비스예요. 생각해 보면, 저희는 생각보다 삶의 터전을 많이 바꿔요. 저만 해도 결혼 후에만 세 번 정도 동네를 바꿨던 것 같고, 대학생 이후로 따지면 다섯 번은 넘게 바꾼 것 같아요. 2~3년마다 이사하는 분들도 많으실 거예요. 또 직장이라는 것도 생각해보면, 제2의 삶의 터전이나 다름 없잖아요. 그런데 직장도 요즘에는 한 2년에서 5년 사이에 되게 많이 바꿔요. 그렇게 어떤 조직에 속하느냐에 따라서도 저희는 계속 살아가는 동네를 바꾸게 돼요. 

그런데 새로운 동네로 이사할 때마다 사실 되게 많은 일들이 일어나요. 기존 살던 동네에 대해 배우고 익힌 것이 사라지고, 새로운 동네를 완전히 새롭게 파악하고 배워 가야 해요. 지도엔 안 나오는 동네 지름길이 어디인지, 운동할 만한 곳은 어디인지, 맛있는 빵 가게는 어디인지 등을 알아가야 하는데요. 이럴 때 당근은 동네의 발견을 도와드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지역을 더 잘 알 수 있게 하는 서비스입니다.

Gary: 당근은 ‘로컬’에 굉장히 집중하는 회사예요.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지역 간 경계가 허물어졌고, 그래서인지 동네 이웃이나 로컬에 집중하는 회사가 없는데요. 당근은 처음부터 '당신 근처'라는 이름으로 로컬에 집중하고 있고, 이런 측면에서 당근이 굉장히 독특한 회사라고 생각해요.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할 수 있는 일들이 무궁무진해요. 당근은 이웃을 연결해 주는 서비스라고도 생각하는데, 여기서 말하는 ‘이웃’에는 동네 이웃뿐 아니라 지역에서 가게를 하시는 사장님도 포함돼요. 

당근에서 동네는 ‘생활권’에 가깝다고 보고 있어요. 주변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거주하는지,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은 어디인지 등 실제 생활하는 구역에 따라 동네의 범위를 정의하고 만들어 가려고 고민하고 있어요. 

Dwain: 얼마 전 뉴스를 봤는데, 대한민국의 사회적 자산이 167개 나라 중 107등이라고 하더라고요. 사람들 사이에 신뢰가 많이 무너져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당근이 우리 사회에서 기여할 수 있는 부분도 많다고 기대해요. 흔히 지역 사회에 대한 소식을 보면, 전국을 하나의 단위로 봐서 지역을 한 줄로 세우고 순위를 매기는데, 당근은 그렇지 않아요. 저희는 전국을 작게 보면 전국을 300개로, 넓게 보면 6,000개로 나누고  지역마다 저마다 가치를 가질 수 있기를 바라고 있어요. 각 지역에서 당근을 통해 다정하고 따뜻한 이웃이나 사장님, 가게를 발견하게 된다면, 우리가 살아가는 동네가 더 살 만한 동네가 될 거예요. 

Q. 당근, 아직까진 중고거래로 익숙하신 분이 많은 것 같아요. 

Gary: 이웃을 연결하는 첫 서비스가 ‘중고거래’였기 때문인데요. 당근은 기본적으로 가까운 이웃을 연결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어요. 꼭 거래뿐 아니라 이웃 간의 소통, 만남, 모임 나아가 구인구직, 용달 등 서비스로도 연결될 수 있는 거죠. 

Dwain: 당근을 많이 써보신 분들은 두 번째 탭 ‘동네생활’, 세 번째 탭 ‘내 근처’에서 굉장히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는 것을 알고 계실 거예요. 가까운 이웃과 만나 모임을 만들고, 동네에 있는 작은 가게를 발견하고 후기도 공유할 수 있어요. 중고차나 부동산 거래도 이뤄지고, 동네에서 생기는 많은 만남들을 연결해 드리고 있어요.

Gary: 또 당근페이라는 서비스도 운영하는데요. 당근페이는 여러 지역에 있는 가게나 사업자에서 당근페이로 결제하고 또 중고거래 같은 물품을 거래할 때도 당근페이로 돈을 주고받을 수 있게끔 하는 그런 편리한 결제 수단이에요. 사장님들이 동네에서 이웃들을 단골로 만들고 홍보할 수 있는 ‘당근비즈니스’나 ‘당근 광고’ 서비스도 운영하며,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어요.

Q. 당근의 시작이 궁금해요. 어떻게 시작됐나요?

Gary: 당근은 2015년 판교 테크노밸리에서 ‘판교장터’라는 이름으로 시작했습니다. 당시 다니던 회사의 사내 게시판에서 직원끼리 중고거래하는 걸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함께 일하는 동료이기에 사람들이 서로에게 더 친절했어요. 직장 내 명성이나 신뢰를 지키기 위해 중고 물건의 가격도, 상태도 모두 서로 만족스러운 조건으로 거래하더라고요. 지역으로 확장됐을 때도 이런 특징들이 유지될 수 있으리라 생각했어요. 가까이에 사는 동네 사람이니, 더 친절하고 다정하게 연결될 수 있는 거죠. 판교장터 시절에는 회사를 인증한 직장인만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였는데, 점점 많은 분들이 ‘우리도 함께 쓰게 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오면서 지역 기반 서비스으로 확장했습니다.

물론 시작은 항상 쉽지 않았어요. 모든 스타트업이 그러듯이 성장하기 위해서 굉장히 많은 노력을 했는데요. 처음에는 사용자를 모으기 위해서 드론을 날려서 홍보를 하기도 했고요. 커피 쿠폰을 유저들한테 드리면서 거래를 하면 판매자와 구매자에게 커피 쿠폰을 드리는 이벤트도 했었어요. 그런 식으로 한 땀 한 땀 유저들을 모아서 주간 방문자 수가 1,000명이 되고 나서는, 판교 주민들에게 ‘당근마켓’이라는 이름으로 앱을 오픈했습니다. 그 후에는 점점 지역을 확장하고 전국 서비스를 시작하며 현재는 어느덧 3,600만 명의 사용자들이 당근을 이용하고 계세요. 

#2. 당근의 성장 

Q. 당근, 정말 가파른 속도로 성장했어요. 

Dwain: 2018년 정도부터 본격적인 전국 서비스를 시작했으니, 약 4년 만에 빠르게 성장한 건데요. 흔히 말하는 월간 사용자 수 MAU로 보면 2020년 500만 명이었는데 2023년 여름 기준 1,800만 명이 됐어요. 3배 넘게 성장을 한 건데, 이처럼 굉장히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근데 당근의 빠른 성장에 굉장히 아이러니하고 또 재미있는 게 있어요. 저희가 팀 내부에서 보면 굉장히 차근차근하는 부분들이 많이 있거든요. 저희는 보통의 일반적인 회사처럼 서비스를 만들고 바로 전체 지역에 오픈하지 않아요. 굉장히 작은 단위로 한 동네에 오픈하고, 그 동네에서 잘 되면 좀 더 많은 동네에 오픈하고, 또 잘 되면 오픈하고... 굉장히 차근차근 진행해서, 어떻게 보면 한 서비스를 전국으로 다 오픈하는 데 1년에서 2년이 걸리는 경우도 자주 있거든요. 돌이켜보면 그렇게 섬세하게 실험하고 조심스럽게 다가간 것 같은데, 전체를 모아놓고 보면 빠른 성장을 했다는 게 굉장히 재미있다고 느껴요. 

Q. 이런 성장세 속에서 Gary가 돌연 캐나다로 떠났어요.

Gary: 맞아요. 2022년 1월, 제가 캐나다로 떠납니다. 글로벌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창업자 중 한 사람이 가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글로벌 시장 환경은 한국 환경과 매우 다르기 때문에, 어떤 것을 핵심으로 유지하고 또 어떤 것을 글로벌 환경에 맞게끔 변화해야 하는지 결정하는 게 사실 굉장히 어렵거든요. 그래서 누구보다도 당근이라는 로컬 커뮤니티 프로덕트를 잘 아는 창업자 중 한 사람이 가서 글로벌 시장에 도전해야 그나마 성공률이 높아진다고 생각했습니다.

Q. 창업자 중 한 명이 해외로 떠나는 게,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 같아요.

Gary: 앞으로 회사가 어떻게 성장해야 하는지를 생각했을 때 글로벌에서의 성공이 당근에게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국내 사업의 완성도를 90에서 95%로 올리는 것보다는 완전히 지금 제로 베이스인 해외 시장에 가서 당근을 지금보다 한 5배, 10배 이상 키우는 게 더 도전적인 일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당장 창업자 한 사람이 국내 운영에서 빠지더라도 글로벌 성공을 위해 당장은 필요한 일이라고 경영진을 설득했고, 이내 모든 경영진이 고개를 끄덕였던 기억이 나네요. 

Q. 글로벌에서의 성장, 당근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Gary: 한국의 IT 서비스로 북미에서 제대로 성공한 서비스가 아직은 없어요. 그런데 한국의 스타트업이 이제 북미를 비롯한 유럽, 일본 등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을 하는 예시를 보여주는 게 굉장히 중요하고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근이 이렇게 개척을 글로벌 시장 개척하면 또 다른 이제 뒤따라오는 많은 스타트업이 글로벌 시장에 도전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또 제품 시장의 측면에서 보아도, 로컬의 가치에 집중하는 서비스가 글로벌에서 그렇게 많지 않아요. 구글 맵 정도가 있는데, 지도 혹은 배달 등의 서비스를 떠나서 당근처럼 ‘로컬’ 시장에 집중하는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당근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북미 시장의 경우, 2022년 12월 MAU가 7만 명 정도였는데 올해 8월 기준으로 벌써 20만 명이 넘었습니다. 상당히 빠르게 성장을 하고 있고요. 일본의 경우 이제 팀이 자리를 잡고 있고, 동네에서 직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가 많이 없기 때문에 상당히 가능성이 좋아 보입니다.

Q. Dwain은 2021년 3월 당근에 합류했어요. 어떤 기대감을 가지고 오셨나요? 

Dwain: IT 업계에 오래 있다 보니 이런 고민이 자꾸 들더라고요. ‘위대한 서비스는 어떻게 탄생을 할까’. ‘우리가 진짜 좋다고 말하는 것들은 어떻게 나오는 걸까’. 그런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 회사에 소속돼 직접 노력해 보기도 하고, 또 근처에 다른 팀, 다른 회사를 많이 관찰하기도 했는데요. 결국은 제가 존경하거나 끌리는 서비스들은 자기 철학과 자기 색깔이 있는 서비스 그러면서도 대중적인 서비스였어요.

그런데 이게 말이 쉽지, 자기 색깔이 있는 서비스를 하는 게 생각만큼 쉬운 게 아니더라고요. 자기 색깔이 너무 강하게 되면, 예를 들어 경영진이나 창업자가 너무 고집이 강해 남의 말을 안 듣고 너무 한쪽으로 가면 사업이 잘못될 가능성이 있고요. 또 반대로 오히려 너무 대중적인 걸 지향하면, 똑똑한 사람들끼리 모여서 똑똑하게 토론을 열심히 일했는데 남들과 비슷한 서비스를 만드는 경우도 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다 합의할 수 있는 걸 만들다 결국 고유한 가치를 잃게 되는 거죠. 

그래서 ‘대체 어떻게 하면 진짜로 색깔 있는 서비스를 만들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당근의 창업자, 당근의 경영진을 만났을 때 그런 부분에서 가능성을 느꼈어요. 공통적인 특징이 있었는데, 지적으로 겸손하고 기본적으로 ‘내가 틀릴 수도 있다.’라고 생각하는 편이더라고요. 지금도 보면 ‘나는 이렇게 생각하지만 내가 잘 모른다. 나를 많이 도와달라.’ 이런 식으로 말을 굉장히 많이 하는 편이에요. 또 동시에 ‘하지만 우리는 꿈이 있다. 지역에서의 연결을 정말 잘 해내고 싶다.’ 이런 얘기를 명확하게 해요. 

지적인 겸손함과 서비스의 비전에 대한 진심 어린 열정을 가지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팀과 함께라면 많은 사람이 사용하면서도 위대한, 가치 있는 서비스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이런 동료들과 함께하면 한번 베팅할 만하다.’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Q. 국내사업 부문 리드를 맡다 CEO가 되었을 때의 마음가짐은 또 달랐을 것 같아요. 

Dwain: 제가 2022년 당근의 CEO 역할을 맡게 됐는데요. 이때 가장 신경 쓴 것은 결국 서비스 가치와 비전, 즉, 사용자가 당근을 가장 사랑해준 부분을 파악하고 잘 지키려는 거였어요. 잘 지킨 서비스적인 가치를 바탕으로 맥락을 확장해서 더 많은 사용자가 당근을 찾게 하고, 그 위에 건강한 사업 모델, 흔히 말하는 BM을 얹으려고 고민했어요. 결국 서비스는 사용자가 없으면 살아남을 수 없으니, 사용자들이 당근을 찾는 이유를 잘 유지하고 확장하면서도 그 위에 건강한 매출을 만들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3. 당근마켓에서 당근으로 

Q. 최근 ‘당근’으로 새롭게 거듭났어요. 어떤 계기가 있었나요? 

Dwain: 당근은 이미 중고거래 외에도 모임, 가게, 결제 등 동네에서 필요한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당근’마켓’이라는 이름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저희가 하고 있는 일을 좀 더 자연스럽게 담아내기 위해 당근이라는 이름으로 바꾸게 되었습니다.

Gary: 사실 당근이라는 이름에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어요. 2015년, 판교장터에서 당근마켓으로 서비스를 확장할 때 이름을 당근으로 하려고 하다가, ‘당근이 너무 파격적이다’, ‘대부분 사람들이 야채나 채소 이름으로 이해를 할 거다’라는 우려가 있어서 마켓이라는 이름을 붙여서 당근마켓이 되었는데요. 사용자분들이 오히려 ‘당근했다’라고 줄여서 동사처럼 쓰시는 걸 발견했어요. 당근마켓보다는 ‘당근했어’ 또는 ‘당근에서 봤다’ 이런 말을 많이 해주시더라고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당근마켓에서 마켓을 떼고, 처음 의도했던 ‘당근’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Q. 당신 근처의 당근, 앞으로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Gary: ‘당신 근처’라는 의미처럼, 로컬 분야에서 연결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연결하려고 합니다. 예를 들면 동네 가게를 탐색하고, 이사할 부동산을 찾고, 동네에서 일할 사람을 구하는 등 다양한 연결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앞으로 동네에서 일어나는 소식들을 가장 빠르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장이 되어가기를 바라고 있어요. 중고거래뿐만 아니라, 동네 사람들이 만들어 가는 정보가 쌓이면서 동네를 살아가고 이해하는 것에 더 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4. 당근 팀

Q. 당근은 어떤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 가고 있나요? 

Dwain: 당근을 만드는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주도성이 아주 높은 편이에요. 즉, 자기가 하는 일 자체를 좋아하는 성향이 되게 강한 분들이에요. 일을 적극적으로 하려다 보면, 추진하려던 일이 시작도 안 되는 경우가 있고, 과한 매니징을 받아 힘든 경우도 있을 텐데요. 당근에는 스스로 주도적으로 일하는 것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목표하는 일이 더 잘 될 수 있게, 즐겁게 할 수 있게 서로가 좋은 영향을 주고받는 것 같아요.

그만큼 당근은 자율과 책임이라는 부분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해요. 팀의 비전에 공감하고, 목표와 우선순위를 이해하면서도 자기 일 자체에 자부심을 가지고 좋아하며 몰입하는 분들을 모시려고 해요. 결국 IT 비즈니스는 사람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제일 중요한 게 존경할 만한 뛰어난 동료분들을 모셔 오는 게 가장 중요하더라고요. 동시에 그런 뛰어난 분들이 좋아할 만한 문화를 만들어야 하고요. 이렇게 말씀을 드리니, 제가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웃음) 어쨌든 그런 문화를 만들기 위해 진심을 다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Gary: 당근에서는 항상 ‘나보다 뛰어난 사람을 모셔야 된다’고 이야기해요. 그래야 옆에 앉아 있는 동료끼리도 서로 배울 수 있게 넘쳐나고 회사 생활도 더 재밌어지고, 회사도 더 크게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당근은 2015년 처음 시작할 당시 개발자 2명, 기획자 1명 이렇게 총 3명으로 창업을 시작했는데요. 10명 이내로 2년 넘게 운영하다, 회사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현재는 약 400명의 규모가 되었는데요. 빠른 성장 과정 속에서도, 어떤 분야로든 나보다 더 뛰어난 사람, 존경할 만한 사람을 뽑자는 원칙은 꼭 지키려고 노력했습니다. 

Q. 당근 팀이 새로운 구성원을 맞이할 때, 꼭 말씀하시는 한 가지가 있다고 들었어요. 

Dwain: 면접자 분들이나 당근 지원에 관심이 있는 분들과 편하게 티타임을 할 때가 종종 있는데, 그럴 때 가끔 당근이 지역을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그때마다 꼭 드리는 게, ‘당근이 지역을 이야기하는 게 그냥 하는 말이 아니다. 단순히 멋있어 보이는 말을 하기 위해서 지역을 말하고, 하이퍼 로컬을 말하는 게 아니다. 당근은 정말로 로컬에 진심이다.’ 이런 말씀을 꼭 드려요.

Gary: 당근은 처음 창업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의사결정을 할 때는 항상 ‘로컬’, 그러니까 '이 서비스가 동네를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되는가?'를 기준으로 삼아요. 그 여부에 따라 어떤 프로젝트를 더 할지 안 할지도 결정하기도 합니다. 그만큼 당근이 로컬에 굉장히 진심이라는 것을 꼭 말씀드리곤 해요. 

Q. 당근에서 일하는 문화는 어떤가요? 

Dwain: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공유 문화예요. 앞서 언급한 ‘주도성’과 연결되는데, 자기 일을 주도적으로 하고 계신 분들은 스스로 전체적인 맥락을 알고 싶어 하세요. 맥락을 알아야 스스로 판단이 가능하시거든요. 예를 들어, 당근에서는 매주 전사 구성원이 모두 모여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을 각자 발표해요. 잘하고 있는 일도 발표하지만 각 팀에서 실패하고 있는 것도 모두 공유해요. 그랬을 때 각 구성원이 주도적으로 ‘이런 상황에서 우리 팀은 뭘 해야겠다’, ‘우리 팀은 어떤 걸 더 노력을 해야겠다’ 이런 부분을 먼저 제안해 주시는 것 같아요. 

Q. 당근이라는 조직에서, 절대 타협할 수 없는 한 가지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Dwain: 절대 타협할 수 없는 것... 몇 가지가 있는데요. 가장 중요한 건 일단 비전이에요. 세상에는 이미 굉장히 뛰어난 회사들이 많아요. 그중 당근이 존재하는 이유는 결국 저희 비전 때문일 거예요. 저희가 로컬이라는 비전을 잃어버리면, 저희의 경쟁력도 잃어버리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지역에 대한 가치’를 포기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하고요.

두 번째는 아무래도 동료들 대한 부분이에요. 당근 팀원분들에게 ‘무엇에 만족하고 있냐’라고 물어보면 여러 답 중 '뛰어난 동료'라는 답이 가장 많아요. 힘든 순간에도 동료를 보면서 배우고 스스로 성장하고 있는 느낌을 받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러려면 결국 항상 좋은 분들, 뛰어난 분들, 나아가 동료의 존중과 존경을 살 수 있는 분들로 모셔 와야 해요. 채용이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이 부분은 포기하지 않아요.

Gary: 일에 몰입하는 재미는 타협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일하는 게 재미없는 회사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회사가 커지면 다양한 이유로 일 자체가 재미없어질 수 있는데, 당근은 그런 회사가 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어요. 주도성과 일에 대한 몰입, 이 두 가지가 지금까지 당근을 있게 한 특징이라고 생각해요. 서비스가 크고 조직이 커진다는 이유로 이런 문화가 깨진다면, 곧 회사가 성장한 비결도 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서비스나 조직의 규모와 상관없이, 누구든 재미있게 일할 수 있는 회사가 되기를 바랍니다.

#5. 당근의 비전

Q. 마지막 질문입니다! 10년 뒤 당근은 어떤 모습일 것 같나요?

Gary: 10년 뒤, 당근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어디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글로벌 회사가 되면 좋겠습니다. 북미뿐만 아니라 유럽 일본에서 모두 사업을 하는 페이스북이나 구글 같은 회사가 되어, 지금보다도 훨씬 더 다양하고 더 재미있는 일을 많이 할 수 있는 회사가 됐으면 좋겠어요. 단순히 돈을 잘 버는 국내 회사로 머무르기보다는, 글로벌에서 크게 성공한 회사가 되어 한국 스타트업 역사에 한 획을 그을 수 있는 회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Dwain: 10년 뒤... ‘당근 덕분에 내가 조금 더 이웃들한테 친절했다, 보람을 느꼈다.’ 이런 말을 들으면 좋을 것 같아요. 사실 제가 당근에 오기 전 당근으로 중고거래할 때 ‘우리 동네에 이렇게 친절하고 이렇게 좋은 분들이 있었나?’ 깜짝 놀란 적이 많았어요. 특히 매너온도가 높은 분들을 만나게 되면 정말로 감탄하게 되더라고요. 이런 경험을 더 많은 분들이 할 수 있기를 바라고, 나아가 당근이 다정함과 따스함을 이어 나가고 강화할 수 있는 요인이 되어주면 좋겠어요. 당근을 통해 이웃들이 더 친절하고 더 양심적으로 행동하며, 나아가 사회적인 신뢰 자산처럼 쌓일 수 있다면, 그분들도 더 힘을 얻을 수 있을 거예요. 

물론 동네에는 친절한 사람도, 무심한 사람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당근이 IT 기술과 플랫폼을 통해서 할 수 있는 일은, 좋은 이웃과 나쁜 이웃이 있을 때, 좋은 이웃, 좋은 가게, 좋은 사장님에게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비춰드리고 더 많은 영향력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궁극적으로 당근을 통해 우리 근처에 따뜻하고 다정한 분들이 동네에서 많다는 걸 더 잘 발견하게 되길 바라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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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Edit 브랜딩팀 기업브랜딩파트 Ddo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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