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서울 잠실의 석촌호수가 내려다보이는 건물에 당근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제1회 당근 리더 워크샵 ‘치어리더(Cheer Leaders)’에 참여하기 위해서였어요.
당근은 8년 동안 쉼 없이 가파르게 성장해 왔습니다. 서비스 규모뿐 아니라 조직 규모도 450여 명으로 성장했죠. 목적 조직으로 이뤄진 실·팀·파트, 직군별로 모이는 챕터, 빠르게 뭉쳤다 흩어지는 TF까지... 각 조직을 담당하는 리더만 80여 명에 달하는데요. 사실 그동안 당근에서는 각 팀의 성장에 집중하느라 리더끼리 모여 소통할 수 있는 자리가 많이 없었어요. 반대로 조직이 커지면서 리더끼리 활발하게 교류해야 할 필요성은 더욱 커졌죠. 팀원들이 저마다 자신의 역할을 잘 해줘도, 각각의 에너지가 한 방향으로 정렬되지 않는다면 당근이라는 배 전체는 나아가고자 하는 곳으로 움직이지 못할 테니까요.
이런 방향성을 맞추고 연결시켜 협업의 힘을 키우는 게 결국 리더들의 역할일 거예요. 리더들이 역할을 잘할 수 있도록 여러 장치가 필요하겠지만, 당근은 무엇보다 리더들 간의 교류와 네트워킹이 앞으로 나아갈 여정의 단단한 기반이 되어줄 거라고 판단했어요. 따라서 첫 번째 리더 워크샵은 때로는 함께, 때로는 흩어져 각자의 위치에서 당근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리더들이 마음 편히 만나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네트워킹 자리로 마련해 보았습니다.
제1회 당근 리더십 워크샵 ‘치어리더’는 아이스브레이킹이나 리더십 세션은 물론 점심시간, 심지어 식사 후 석촌호수를 한 바퀴 도는 산책 시간까지도 서로에 대해 더 잘 이해하게 만드는 요소들이 곳곳에 녹아 있었답니다. 당일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오전에는 네트워킹을 돕는 ‘도전! 당근벨’을 비롯한 아이스 브레이킹이 진행됐어요. 당근벨 퀴즈는 조별로 함께 앉은 리더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질문들로 구성됐습니다. 조직이 꽤 커지다 보니, 리더끼리 대면으로는 처음 만나는 경우도 있었거든요. 평소 업무로 자주 만나더라도 사내 메신저로만 소통해 정작 서로에 대해서는 미처 몰랐던 경우도 있었고요.
당근벨 퀴즈에는 “같이 앉은 조원끼리 공통점 3개를 알려주세요!” 와 같이, 서로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풀 수 있는 질문들이 이어졌습니다. 각 조마다 서로 화이트 보드를 들며 정답을 외 쳤는데요. ‘검정색 티셔츠를 입었다’는 식의 대화를 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답안은 오답 처리 됐어요. 대신 ‘당근에 합류한 지 1년 됐다’, ‘육아를 하고 있다’와 같이 대화를 통한 이해를 기반으로 답을 맞힌 조에게 행운의 상품이 돌아갔답니다!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준비해둔 아이스브레이킹 문제를 미처 다 진행하지 못할 정도로 활발하게 이야기가 오갔어요. 각 조에서 서로 동시에 ‘정답’을 외친 탓에, 자기 조가 먼저 외쳤다고 호소하는 목소리가 장내를 가득 채우며 웃음을 유발하기도 했죠. 당근벨 퀴즈를 통해 리더들은 긴장을 풀고 서로에 대해 조금씩 이해하며, 평소 업무를 할 때는 몰랐던 다양한 면모를 발견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다음 세션은 다양한 주제로 토론할 수 있는 ‘랜덤 박스’가 진행됐습니다. 각 조마다 작은 바구니에서 질문을 뽑아, 서로 생각과 답변을 공유하는 시간이었어요. 랜덤 박스 쪽지에는 다음과 같은 질문들이 있었습니다.
리더로서 일하면서 한번 쯤은 겪었을 상황을 구체적으로 떠올릴 수 있는 질문들이었어 요. 당근에서뿐 아니라 이전 직장에서의 경험도 공유하며 서로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인사이트를 나눴답니다.
점심시간을 앞두고는 CEO Dwain의 리더십 세션이 있었어요. Dwain은 매 순간 긴장감 속에서 일하고 있을 리더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며 이야기를 시작했는데요. 오늘 이 자리가 어떤 목적보다도, 리더들이 서로 이야기 나누는 것 그 자체가 목적이 돼야 한다고도 강조했습니다.
세션 제목은 “Welcome on board, Captains!”였는데요. 당근을 여러 배가 모여있는 대함단으로, 리더는 각 배의 선장으로서 배를 끌고 가야 하는 캡틴으로 비유했어요.
리더가 이끄는 배는 다른 배와 힘을 합쳐 함께 나아갈 때도 있고, 혼자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할 때도 있을 거예요. 무인도 같은 새로운 지점에 가게 될 때도 있고요. Dwain은 이러한 상황에서 리더가 겪을 수 있는 고충을 이야기하며 자신의 지난 경험과 함께 당근의 리더라면 지켜야 하는 리더십 그라운드룰들을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그중 가장 인상적인 것을 소개해 보자면 ‘리더는 역할일 뿐이다’라는 것이었어요. 리더라는 직책은 팀이 해내고 싶은 미션을 위해 맡은 역할이고, 리더는 그 역할을 롤 플레이하는 것뿐이라는 거죠. 직급이나 권한 자체보다도, 결국 제품에 집중해야 한다는 이야기였는데 요. 동시에 필요에 따라서는 리더이기 때문에 더욱 과감하고 용기 있게 권한을 쓰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어요.
또 Dwain은 리더들에게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인 “당근은 성과를 더 중요하게 여기나요, 문화를 중요하게 여기나요?”에 답하기도 했습니다. 성과를 내지 않는 문화는 제대로 된 문화가 아니라고 강조했어요. 제대로 된 문화를 가졌다면, 성과가 나와야 한다는 거죠. 기업은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정해두고 달리는 조직이니까요.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여 일하는 이유는 더 큰 성과와 임팩트를 내기 위한 거고요. 그러니 굳이 성과와 문화의 선후관계를 따진다면, 성과를 잘 내기 위해 좋은 문화가 필요한 것이라는 거죠.
그러면서도 문화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힘주어 강조했어요. ‘성과가 중요하다면서 당근은 왜 그렇게까지 문화를 중요하게 여기느냐’라는 물음에 Dwain은 다음과 같이 답할 것이라고 이야기했어요. “건강하고 훌륭한 조직문화가 뛰어난 인재를 데려올 뿐만 아니라 그 인재의 능력을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당근은 규제, 제도, 원칙보다 자율적인 문화 위에서 주도적으로 일하고 있는데요. Dwain은 이러한 문화를 유지하는 것이 ‘나보다 뛰어난 인재’를 오게 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봤어요.
더불어 Dwain은 이미 리더의 마인드셋으로 일하고 있는 당근의 모든 구성원이 이 자리에 함께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며, 모두가 리더처럼 일할 수 있는 조직이 되어야 한다는 중요성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이야기했습니다.
오후에는 내부 리더의 경험 공유 세션이 이어졌어요. 기업 행사에서는 보통 외부 유명 인사를 초청해 인사이트를 듣기도 하는데요. 당근에서는 리더들 간의 네트워킹이 주목적인 만큼, 당근 리더들이 직접 나서 자신의 상황과 경험을 나눌 수 있도록 했습니다. 사전 설문을 통해 리더들이 가장 많이 고민하고 있는 주제를 선정했고, 해당 주제에 대해 경험을 나눠줄 수 있는 리더 2분을 연사로 모셨는데요. 발표자뿐 아니라 다른 리더들도 해당 주제에 대해 그룹별로 활발하게 토론하고, 그 내용을 발표하며 함께 인사이 트를 찾아갈 수 있는 과정이었습니다. 세션도 중요하지만, 이어지는 리더들 간의 토론과 대화도 못지않게 중요하기에 각 세션이 끝나고는 쉬는 시간을 가지며 해당 주제에 대해 다양한 관점과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게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