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커리어, 또 한번의 성장에 도전할 때

커리어 | 2024-03-05
20년 커리어, 또 한번의 성장에 도전할 때 _포스트썸네일

여러 사람과 함께 하는 온라인 게임에서는 공격력, 방어력, 회복력을 맡는 딜러, 탱커, 힐러가 팀의 승리를 위해 협업하는데요. 스릴 있는 공격도, 방어도 아닌 이들을 회복시키는 역할이 가장 즐겁다며 항상 ‘힐러’를 자처하는 이가 있습니다. 바로 로컬 비즈니스실 리더 Lane인데요. 팀의 성장을 도모하는 그의 리더십은 게임 속 힐러와 어떤 점이 닮았을까요?

카카오 커머스 부문 부사장으로 일했다고 들었어요. 그동안 어떤 일을 해 왔나요? 

오랫동안 커머스 쪽에서 일했어요. 특히 11번가와 카카오에서 오래 일했는데요. 카카오에서는 ‘카카오톡 선물하기’ 기능을 런칭하고 성장하기까지 여정을 함께 하며 10여 년간 근무했어요. 좋은 커리어를 쌓아 왔다고 생각했지만, 직급이 올라갈수록 오히려 고민이 시작되더라고요. 지금 있는 조직에서 앞으로 얼마나 더 일할 수 있을까? 앞으로 어떻게 성장하고, 어떤 커리어를 가져갈 수 있을까? 이런 고민들요.

고민의 시작에는 개인적인 계기도 있었어요. 바로 아이인데요. 제가 40살이 넘는 나이에 첫 아이를 갖게 됐어요. 이제 39개월이 됐답니다. 저는 누구보다 커리어 자체에 대한 성취와 욕심이 컸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 누군가 ‘왜 일하냐’고 묻는다면 조금 더 솔직하게 ‘제가 사랑하는 아이를 위해서’라고 답할 것 같아요. 

아이가 생긴 시점에 대기업에서 스타트업으로 새롭게 도전한 셈이에요.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안 그래도 회사를 옮길 때 주변에서 우려 섞인 말을 많이 들었어요. ‘스타트업으로 가면 육아나 출산 관련 복지가 적어지지 않겠냐’는 거였죠. 그런데 전 오히려 아이 때문에 더욱 이직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아이가 독립할 때까지 제가 경제 활동을 해야 하는데, 그럼 최소 20년은 더 일해야 하잖아요. 그러려면 지금 갖고 있는 걸 일정 부분 포기해서라도 제 커리어를 확장해 놓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아이를 위해 10년, 20년을 내다본 결정이었어요.

새로운 성장의 시작으로, 당근을 선택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로컬에서 앞으로 큰 가능성과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에요. 당근은 좁은 동네를 연결해 ‘로컬’이라는 분야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어요. 커머스 분야에서 오래 일하면서 코로나19로 커머스 시장이 빠르게 정체되고 회복되는 흐름을 가까이서 지켜봤는데요. 그러면서 온라인 커머스, 나아가 소비의 미래는 무엇일지 고민이 깊어지더라고요. ‘최저가나 빠른 배송만이 정답일까?’ 생각해 보면 아니더라고요. 

예를 들어 아이의 충치 치료를 가장 잘하는 치과나 신선한 고기를 파는 동네 정육점 같은 곳은 아무리 싼 가격도, 또 아무리 빠른 배송도 통하지 않아요. 지금 당장 동네에서 잘하는 곳에 가는 게 중요하죠. 이처럼 모두의 생활에 밀접한 영향을 주는 시장은 어디일까? 로컬. 그럼 로컬은 어디가 가장 잘할까? 당근이었던 거죠.  

로컬 비즈니스 리더로 온 후에는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당근은 이제 새로운 기둥을 세워야 하는 단계에 와 있어요. 중고거래를 넘어 동네 안에서 더 다양한 연결을 만들어내야 하는 거죠. 그중 로컬 비즈니스실은 동네 가게들과 지역 주민들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구현하고 있어요. 고객이 동네 가게를 찾을 때, 혹은 사장님이 동네 장사를 시작할 때 당근을 가장 먼저 떠올리게 하는 게 로컬 비즈니스실의 목표예요. 

아직은 ‘퇴근길에 머리를 잘라야겠다’ 생각하면 당근에서 동네 미용실을 검색해야겠다고 생각하기 쉽지 않을 거예요. 그래서 올해 로컬 비즈니스실이 해야할 일은, 사람들이 머리 자를 때가 됐을 때 당근을 떠올리게 하는 거예요. 고객의 탑 마인드에 ‘당근’이라는 글자를 끼워 넣는 거죠. 어디서부터 그 인지를 확보하고 영역을 넓혀갈지 고민 중이에요. 검색실과 함께 검색 퀄리티를 확보하는 것도 그중 하나의 프로젝트가 될 수 있고요. 

로컬 비즈니스실은 그동안 다양한 사업 아이디어를 발산하며 시도해 봤다면, 현재는 전사 합의에 따라 정해진 목표를 차근차근 수행하는 수렴의 시기를 거치고 있어요. 의견을 한 방향으로 모으는 리더십이 필요한 상황인 거죠. 저는 리더로서 우리 실의 목표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이를 토대로 팀원들과 방향성을 맞추는 일을 하고 있어요. 어느 정도 우리의 목표를 달성하고 후에 ‘이제는 뭘 해볼까?’ 하는 시기가 온다면 다시 발산의 형태로 갈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당근에서 리더로 1년을 보냈어요. 앞으로 어떤 리더가 되고 싶나요?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리더가 되고 싶어요. 리더십에는 여러 종류가 있을 텐데요. 아무도 모르는 답을 척척 찾아가는 리더도 있고, 실무에 나서 구체적으로 일을 지시하는 리더도 있을 거예요. 그런데 저는 그런 리더는 아니에요. 결국 답은 구성원들이 찾는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런 답을 찾기 위해서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리겠죠. 우여곡절도 있겠고요. 리더는 구성원이 답을 더 잘 찾기 위한 시간을 벌어주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게 정말 중요해요. 

MMORPG 게임에서 방어력, 공격력, 회복력을 맡는 역할을 각각 탱커, 딜러, 힐러라고 부르는데요. 저는 게임을 할 때 항상 힐러를 맡아요. 죽어가는 탱커나 딜러를 멋지게 회복시켜 팀의 위기를 넘겼을 때 가장 뿌듯하더라고요. ‘나는 일을 하며 어떤 것에서 가장 기쁨을 느낄까?’ 생각해봤을 때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성장하고, 성과를 내고, 기뻐하는 것을 보는 게 가장 큰 의미였어요. 앞장 서서 이끄는 것보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함께 성공을 만들어내는 것을 좋아요. 

또 명료하게 소통하는 리더가 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리더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 혹은 ‘이건 괜찮다더니, 왜 이건 안 된다는 걸까’ 이런 의문이 들게 하는 리더는 되고 싶지 않아요. ‘리더 의견이 무슨 뜻인지 맞혀 보자’에 가까운 소모적인 일로 팀원들이 힘들어하지 않도록, 리더로서 가능한 제 생각과 입장을 명료하게 이야기하고 일관성 있는 피드백을 주려고 노력해요. 

로컬 비즈니스실 구성원들은 어떻게 일하고 있나요? 

좋은 제품을 만들고 성장하고 싶다는 열망이 큰 분들이 많아요. 창업을 꿈꾸는 구성원들도 많고요. 하루는 저희 팀에서 문화의 날에 해커톤을 진행하더라고요. 문화의 날은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에 다 같이 긴장을 풀고 취미 활동을 할 수 있는 날인데요. 이날 몇몇 팀원끼리 서비스에 붙일 기능을 만들어보자고 모인 거예요. 재밌게 놀아도 되는 날에 밤을 새워 프로젝트를 붙들고 있는 걸 보고,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나중에 궁금해서 ‘왜 문화의 날에 그런 프로젝트를 했냐’고 물어보니, ‘너무 붙여보고 싶은 기능이었는데 시간이 없어서 우리끼리 모여서 할까’ 얘기가 나와 시작했다고 해요. 그리고 신기한 게 나중에 정말 그 기능이 나왔어요. 

꼭 문화의 날이 아니더라도 같이 회의를 하면서 ‘이거 좀 잘 안되는 것 같아요’ 라는 얘기가 나오면, 그날 새벽 2~3시에 ‘이거 이렇게 해결했어요!’ 라고 메시지가 올라오더라고요. 물론 그렇게 일하는 걸 장려하는 것은 아니지만, 스스로 그렇게까지 시간을 내서 할 마음이 있고 열정을 갖고 있다는 게 특별하고 대단한 것 같아요. 팀원들이 그렇게 열심히 하니까, 저도 같이 잘해서 성과를 내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서로의 책임감, 열정을 보면서 시너지가 나는 거죠. 당근에는 상대적으로 저보다 나이가 어린 분들이 많은데, 제가 정말 많이 배우고 있어요. 어떻게 이렇게 일에 대한 열정과 열망이 있을까 싶어요. 

당근에는 이런 사람들이 많아요.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신나게 놀아도 되는데 그걸 가지고 밤새워 하는 사람들이요. 이런 사람들이 성공 안 하면 누가 할까 싶어요. 저는 이 사람들이 일을 더 잘 해낼 수 있도록 지지하고 지원하고 싶다는 생각이에요. 제가 IT 업계에 들어온 게 2002년인데요. 지금의 커리어를 쌓기까지, 제가 온전히 잘해서 커진 거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몸 담은 업계 자체가 커지면서 그렇게 됐다고 생각해요. 좋은 동료, 사수들과 함께한 덕분도 있었고요. 제가 맛본 성공의 기쁨을, 당근 구성원들에게도 맛보게 해드리고 싶어요. 당근은 이미 크고 작은 성공을 경험했지만 앞으로 더 큰 성공을 만들어갈 수 있으리라 믿어요. 

앞으로 어떤 사람이 당근에 합류하길 기대하고 있나요? 

성장 잠재력이 있는 사람이면 좋겠어요. 제 철학이기도 한데, 개인의 성장과 조직의 성장이 균형이 맞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회사는 운이 좋거나 시장 상황이 좋으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어요. 하지만 회사의 성장에 맞춰 개별 구성원이 같이 성장하지 못하면, 그 조직은 무너지게 돼요.

물론 회사는 성장하지 않고, 개인만 성장하는 경우도 문제가 되겠죠. 그러면 결국 개인은 회사를 떠날 수밖에 없을 거예요. 따라서 회사의 성장도 중요하죠. 당근은 구성원의 힘도, 제품의 시장성도 강력해서 동시에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조직이에요. 그래서 회사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누구나 성장하고 싶은 마음은 있겠지만, 이걸 위해서 기꺼이 자신의 비용을 쓰는 것을 감행하겠다는 사람은 많지 않아요. 성장을 위해 자신의 노력, 시간을 투입하려는 사람들이 진짜 잠재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믿어요. 이 마인드에 대해서는 주니어, 시니어 구분도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주니어 때부터 주도적으로 제품의 성장과 회사의 성장을 고민하며 개인도 함께 성장하려고 하는 욕심을 가진 사람을 찾고 있어요. 그런 잠재력이 있는 사람이 당근에 오면, 회사와 함께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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